난독증을 가진 글을 잘 읽지 못하는 아이, 마음의 상처는 더 깊다
난독증은 단순한 읽기 어려움이 아니라, 아동의 삶 전반에 영향을 주는 인지적·정서적 복합 특성이다. 대부분의 난독증 아동은 자신이 또래보다 글을 늦게 읽고, 시험을 더 자주 틀리고, 받아쓰기를 반복해도 실수한다는 사실을 아주 이른 시기부터 인지한다.
문제는 그 인지가 ‘노력 부족’이나 ‘내가 이상하다’는 생각으로 연결되며, 반복적인 학습 실패는 자존감 저하, 회피 행동, 우울, 분노 조절 장애 등 다양한 정서 문제로 이어진다.
많은 부모와 교사는 아이의 읽기 문제만 해결하면 학습이 나아질 거라고 기대하지만, 실제로는 심리·정서적 회복 없이 학습은 개선되지 않는다.
이 글에서는 난독증 아동이 겪는 주요 정서 문제를 분석하고, 이를 어떻게 예방하고 치유할 수 있는지 심리 치료와 부모-교사 대응 전략 중심으로 안내한다.
난독증 아동이 겪는 정서 문제의 양상
1. 자존감 저하
난독증 아동은 반복적으로 학습 실패를 겪으며 자신을 ‘못하는 아이’로 인식하게 된다.
- “나는 바보인가 봐.”
- “나는 책을 못 읽어서 나쁜 아이야.”
이러한 내면의 부정적 자기 인식은 자기 효능감을 떨어뜨리고, 수업 참여 의욕을 저하시킨다. 특히 또래와의 비교가 빈번한 초등학교 중·고학년 시기부터 자기 평가가 급격히 낮아지는 경향이 뚜렷하다.
2. 우울감 및 회피 행동
글을 읽을 때마다 실수하고, 교사의 지적이나 친구의 놀림을 경험한 아이는 학교와 과제를 피하려는 행동을 보이기 시작한다.
- “배가 아파서 학교 안 가고 싶어.”
- “오늘도 숙제 안 해도 돼?”
이러한 회피 행동은 단순한 게으름이 아니라, 우울의 감정 표현 방식일 수 있다. 지속되면 학습 태도뿐 아니라 사회적 관계에서도 위축감을 보이게 된다.
3. 분노 조절의 어려움
난독증 아동은 자신의 의도를 정확히 표현하지 못하거나, 단어 선택이 서툴러서 감정을 말 대신 행동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읽기 과제 중 물건을 던지거나, 친구에게 갑자기 공격적인 언행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이는 단순히 충동 조절의 문제가 아니라, 좌절감이 누적된 결과일 수 있다.
난독증 아동을 위한 심리 치료 방법
1. 놀이치료 (Play Therapy)
말로 감정을 표현하기 어려운 아동에게 놀이치료는 안전하고 자연스러운 감정 표현의 창구가 된다.
- 인형극, 그림, 역할놀이를 통해 내면의 감정을 드러내고 해석
- 주제 중심 놀이를 통해 좌절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 강화
- 꾸준한 놀이 환경은 자존감 회복과 안정감 형성에 효과적
2. 인지행동치료 (CBT)
아이의 부정적인 자동 사고(예: "나는 늘 틀려", "나는 못해")를 인지적으로 재구성하고, 행동 변화를 이끄는 치료 방법이다.
- 부정적 사고를 인식하고, 이를 반박하는 훈련
- 실제 성공 경험을 통해 긍정적 자기 평가 형성
- 예: “틀린 적 있지만, 지금은 맞출 수 있어.”
3. 미술치료 / 음악치료
감정을 비언어적으로 표현하는 데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정서적으로 예민한 난독증 아동에게 특히 적합하다.
- 미술치료: 색감, 형태, 그림 표현을 통해 자기감 표현과 감정 인식
- 음악치료: 리듬, 노래, 소리로 감정 조절 및 정서 안정 도모
4. 가족치료 및 부모상담
부모의 반응이 아이 정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 상담을 통해 부모의 기대치와 양육 태도를 조율
- 아이를 ‘문제 해결의 대상’이 아닌 ‘함께 성장하는 존재’로 인식 전환
- 가정 내 갈등을 줄이고, 아이에게 일관된 정서적 안정감 제공
가정과 학교에서 실천할 수 있는 난독증 아동 정서 지원 전략
🎯 부모가 할 수 있는 일
- “괜찮아, 네가 노력하고 있다는 걸 알아.”
- “틀려도 괜찮아, 다시 시도할 수 있어.”
이러한 말은 읽기 훈련보다 더 강한 정서 치료 도구가 될 수 있다. - 아이의 실수나 느린 속도에 대해 꾸짖기보다, 작은 진전을 칭찬해주자
- 매일 5분씩 아이와 “오늘 힘들었던 점”을 이야기하는 시간 마련
- 실패 경험 후에는 즉시 “괜찮아, 누구나 틀릴 수 있어”라고 말하며 감정을 받아주기
🏫 교사가 할 수 있는 일
- 수업 시간에 공개 낭독 대신 조용한 읽기 옵션 제공
- 시험 시간 연장, 평가 방식 다양화 등 스트레스 최소화
- 또래 친구들이 난독증 아동을 놀리지 않도록 공감 교육 진행
난독증 아이에게 필요한 건 치료보다 이해
난독증은 읽기의 어려움일 뿐, 감정적으로 ‘문제가 있는 아이’는 아니다. 하지만 이해받지 못하고 반복적인 실패만 겪은 아이는 마음까지 다치게 된다.
학습과 정서는 분리되지 않는다. 아이의 읽기 능력 향상은 곧 자존감 회복과 연결되며, 정서적 안정을 기반으로 해야만 학습이 지속될 수 있다.
부모와 교사가 아이의 감정 반응을 ‘버릇 없음’이 아닌 ‘도움 요청’으로 받아들이고, 조기에 정서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면, 난독증 아동도 자신만의 속도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
치료는 병원이 아니라 공감과 배려가 있는 환경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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