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독증 학생 한 명의 아이도 소외되지 않는 교실을 만들기 위해
학교 수업은 모든 아이가 동일한 방식으로 배우기를 전제로 구성되곤 한다. 그러나 난독증 아동은 똑같은 교과서를 받아도 글자를 인식하고, 해석하고, 이해하는 과정 자체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많은 교사들은 난독증을 ‘학습 부진’ 혹은 ‘태도 문제’로 오해하고 아이에게 과제를 반복시키거나 꾸짖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난독증은 지능과는 무관한 신경학적 특성이며, 특정한 배려와 수업 전략을 통해 충분히 학습에 참여시킬 수 있는 대상이다.
이 글은 교사들이 교실 현장에서 난독증 학생을 이해하고, 수업 시간에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배려 방법과 지도 전략을 소개하기 위한 실용 매뉴얼이다.
난독증 학생을 이해하기 위한 3가지 기본 인식
1. “읽기 속도가 느리다”는 ‘이해력이 떨어진다’는 뜻이 아니다
난독증 학생은 단어를 읽는 속도가 느리고 실수가 잦지만, 내용을 이해하는 능력은 평균 이상일 수도 있다. 따라서 낭독이나 받아쓰기 성과만으로 학생의 능력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2. “틀린 글자를 반복한다”는 ‘노력을 안 한다’는 뜻이 아니다
같은 단어를 반복해 틀려도, 아이는 고의로 틀리는 것이 아니다. 이는 뇌에서 시각적 정보와 음운 정보를 통합하는 과정의 오류일 수 있으며, 학습 방식이 달라야 한다는 신호다.
3. “대답은 잘하지만 글로는 표현하지 못한다”는 패턴을 이해해야 한다
난독증 학생은 구두 표현에는 능하지만, 글로 적는 데 있어 철자 오류나 문장 구성 오류가 많다. 이는 언어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문자화하는 기능 자체의 한계이므로 수업 참여 방식에서의 배려가 필요하다.
난독증 학생 수업 시간에 가능한 배려 전략 6가지
1. 낭독을 강요하지 않는다
수업 시간에 돌아가며 책을 읽게 하는 활동은 난독증 학생에게 큰 스트레스다.
- ➜ 대체 방법: 미리 읽을 내용을 아이에게 개별 전달하고, 준비한 경우에만 낭독하도록 기회를 제공한다.
- 또는, 음성 기반 활동으로 대체하거나, 조별 활동을 통해 간접적으로 참여시키는 방법도 좋다.
2. 교재와 칠판 글씨에 시각적 배려를 더한다
- 폰트는 명확한 고딕체 사용
- 글자 간격 넓히기, 줄 간격 늘리기
- 칠판에 글을 쓸 때는 색깔 분리, 중요어 강조
- 중요한 문장을 적을 때는 말로도 함께 읽어주기
이러한 시각적 배려는 난독증 아동뿐 아니라 전체 학습자의 가독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3. 평가 방식에 유연성을 둔다
- 글쓰기 평가 대신 구술 평가, 그림 요약, 표현 카드 사용 등 대체 평가 가능
- 시간 연장, 문제 수 조정, 낭독 보조 제공 등의 지원 방안도 마련할 수 있다
- “틀린 맞춤법 갯수”보다 내용 이해 여부에 중심을 두는 평가 기준 설정
4. 과제는 양보다 질, 선택형으로 제시한다
- 난독증 아동은 긴 글을 쓰는 과제나 필사 과제에 어려움이 많다
- ➜ 해결 방법: 짧은 문장으로 설명하거나, 그림 일기, 녹음 과제, 스토리맵 그리기 등 다양화
- 과제를 선택형으로 제시하면, 학생 스스로 자기에게 맞는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
5. 협동학습 구조 안에 자연스럽게 포함시킨다
- 난독증 학생이 도움받는 사람으로 고립되지 않도록
- 조별 활동, 역할 분담 수업에서 그림 정리 담당, 말로 설명하는 발표자 등으로 배치
- 강점을 활용한 활동 기회 제공은 아이의 자존감과 소속감을 동시에 높여준다
6. 긍정적 피드백은 구체적으로 제공한다
- “잘했어” 대신,
➜ “너가 문장을 끝까지 읽었어. 대단해.”
➜ “지난번보다 더 정확하게 발음했구나.” - 과정 중심 피드백은 난독증 학생의 학습 동기와 감정 안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난독증 학생 교실에서 교사 자신을 위한 마인드셋과 실천 제안
1. 모든 학생을 동일하게 가르치는 것이 ‘공정’은 아니다
동일한 방식의 수업은 결과적으로 특수한 필요를 가진 학생을 소외시키는 구조일 수 있다. 진짜 공정한 수업이란, 각자의 특성을 고려해 맞춤형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2. 난독증에 대한 기초 교육을 스스로 찾아본다
- 교사 연수, 온라인 세미나, 난독증 학회 자료 등으로
- 간단한 교육만으로도 아이의 행동을 새롭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 학교 전체 차원에서 교사 공동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3. 학부모와 소통하며 협력 관계를 구축한다
- 진단 결과를 공유하고, 가정의 양육 방식과 연계한 학습 전략을 함께 수립
- 정기적인 소통은 오해를 줄이고, 아이가 가정과 학교에서 일관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준다
작은 배려가 한 난독증 아이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
난독증 학생은 절대로 ‘능력이 부족한 아이’가 아니다. 그들은 다르게 배우고, 다르게 표현할 뿐이다.
교사 한 명의 배려와 이해, 단 한 줄의 칠판 글씨, 단 한 번의 피드백이 아이의 학습 태도와 자존감에 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교실 속 배려는 별도의 시간이나 예산이 드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다름을 인정하고, 눈높이를 맞추는 교사의 태도에서 시작된다.
오늘 교실에서 실천하는 단 한 가지 배려가, 그 아이의 미래에 결정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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