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독증

난독증과 사회적 낙인: 차별을 줄이기 위한 인식 개선 필요성

caidea0503 2025. 7. 3. 04:16

난독증 읽지 못하는 아이가 아닌, 이해받지 못한 아이

“글을 잘 못 읽는 아이는 공부를 못하는 아이.”
이 짧은 편견이 난독증을 가진 아이에게는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는 상처가 된다. 난독증은 지능이 낮아서 생기는 것도, 노력을 안 해서 생기는 것도 아니다. 이는 뇌가 언어를 처리하는 방식이 다른 신경 발달 특성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난독증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해, 이를 ‘게으름’, ‘문제 행동’, ‘부적응’ 등으로 오해하고 있고, 이는 곧 아이들에게 사회적 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난독증은 진단 이전에 이미 학습 실패와 부정적 피드백을 통해 아이 내면에 고통을 만든다. 그리고 그 고통은 학교와 사회에서의 차별, 자기 비난, 사회적 위축으로 확대된다.
이 글에서는 난독증이 받는 사회적 낙인의 현실, 그로 인한 차별의 문제점, 그리고 이를 줄이기 위한 인식 개선의 필요성을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난독증이 겪는 사회적 낙인의 실체

 1. 교실에서 시작되는 편견

난독증 아동은 학습 속도가 느리고, 철자 실수나 읽기 오류를 자주 보인다. 이때 일부 교사나 또래 친구들은 아이를 ‘주의가 부족한 아이’, ‘멍한 아이’, ‘답답한 아이’로 인식하기 쉽다.
특히 공개 낭독이나 시험 시간에 글을 끝까지 읽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면, 또래 집단 내에서 놀림과 따돌림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 결과, 아이는 자신을 ‘문제가 있는 아이’로 여기며 자존감이 급격히 낮아진다. 이 모든 과정은 학습의 문제가 아닌, 인식의 문제에서 비롯된 이차적 고통이다.

 2. 교사와 부모의 오해가 만드는 정체성

부모는 자녀가 책을 읽지 않거나, 쓰기를 반복해서 틀릴 때 "왜 이렇게 집중을 못 해?", "도대체 몇 번을 가르쳤는데?"라고 말한다.
하지만 난독증은 반복 연습으로 쉽게 개선되지 않으며, 기존 학습 방식으로 접근할 경우 아이는 좌절감만 쌓이게 된다.
이때 부모와 교사가 아이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면, 아이는 자기 자신을 ‘불량한 학습자’로 인식하게 된다.
이 자기 낙인은 자존감 저하뿐 아니라 정서적 위축, 학습 회피, 우울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3. 성인이 된 이후에도 이어지는 차별

난독증은 성인이 되어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많은 난독증 성인들은 직장에서 문서 작업, 메일 작성, 프레젠테이션 작성 등에 어려움을 겪으며, 타인으로부터 “기본이 안 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난독증을 장애나 특성으로 보지 않고, 단지 ‘능력 부족’으로 간주하는 사회적 구조 때문이다. 결국 많은 난독증 성인은 자기 표현을 포기하거나, 역량을 온전히 발휘하지 못하는 결과를 겪게 된다.

난독증 차별을 줄이기 위한 인식 개선의 필요성

난독증 낙인을 줄이기 위한 인식 개선이 필요한 이유

1. 난독증은 ‘정상 범주’ 안의 다양성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정신의학회(DSM-5)에서도 난독증을 신경 발달의 다양성 중 하나로 본다. 즉, 이는 질병이나 결함이 아닌, 다른 정보 처리 방식일 뿐이다.
사회가 이 인식을 공유하지 않으면, 난독증 아동은 계속해서 ‘고쳐야 할 문제’, ‘비정상적인 아이’로 취급받는다. 인식 개선은 그 자체로 차별의 출발선을 차단하는 장치다.

2. 조기 개입과 지원이 가능해진다

난독증은 조기 진단과 맞춤형 교육, 심리적 배려를 통해 충분히 기능적 회복이 가능한 특성이다. 그러나 부모와 교사, 학교가 이를 인식하지 못하면 지원 시기를 놓치게 된다.
“그냥 느린 거겠지”, “조금만 더 연습하면 따라잡겠지”라는 말은 현실에서 가장 흔한 방치의 언어다.
인식 개선은 문제를 빠르게 파악하고, 적절한 개입이 이루어질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3. 또래 친구와의 긍정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또래 친구가 난독증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면, 놀림과 차별은 줄고, 공감과 협력이 가능해진다.
실제로 영국, 핀란드, 독일 등에서는 교실 내 다양성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난독증, ADHD, 자폐 등 다양한 신경 유형에 대한 존중을 가르친다.
이는 아이들이 서로를 ‘다르게 배우는 존재’로 이해하게 만들고, 포용적 학습 환경 조성에 큰 역할을 한다.

 

난독증 인식 개선을 위한 실질적 제안 5가지

 1. 교사를 위한 난독증 전문 연수 확대

  • 난독증 특성 이해, 수업 중 배려 방법, 평가 방식 다양화에 대한 실용 연수 제공
  • 정규 교원 연수나 직무연수 과정에 난독증 교육 필수화 필요

 2. 학부모 대상 교육 콘텐츠 보급

  • 교육청이나 보건복지부 주관으로 난독증 이해 강의, 사례 중심 교육 제공
  • “읽기 어려움에 대한 올바른 대응법” 등을 주제로 한 영상 콘텐츠 제작 확대

 3. 학교 내 '차별 없는 교실 만들기' 프로그램 운영

  • 또래 학생들에게 난독증을 포함한 학습장애 특성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인권교육 제공
  • 낭독 강요 금지, 차별 언행 모니터링, 공감 그림책 활용 등의 활동 포함

 4. 언론과 대중 미디어의 역할 강화

  • 방송, 드라마, 영화 속 난독증 캐릭터의 비하 표현 지양
  • 긍정적인 난독증 인물 사례 소개를 통한 대중 인식 전환 유도

 5. 성인 난독증 인식 캠페인 추진

  • 직장 내 난독증 직원에 대한 업무 보조 도구(음성 입력, 자동 교정 등) 안내
  • 채용과정에서의 문해력 기반 평가 외 다양한 역량 평가 방식 도입 권고

 

난독증 이해가 시작되면 차별은 멈춘다

 난독증은 눈에 보이지 않기에 더욱 쉽게 오해되고, 편견에 노출된다. 하지만 이들은 단지 다르게 배우고, 다르게 표현할 뿐이며, 결코 부족한 존재가 아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난독증을 ‘고쳐야 할 문제’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함께 조정하고 배려해야 할 다양성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낙인은 사람을 가로막지만, 이해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이해가 쌓일 때, 학교는 배움의 공간이 되고, 사회는 진정한 포용의 공간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