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독증

성인 난독증 환자가 사회생활에서 겪는 5가지 실제 고충

caidea0503 2025. 7. 16. 22:16

난독증은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난독증은 대부분 어린 시절 학습장애의 한 형태로 소개되지만, 그 영향은 성인이 되어서도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성인 난독증은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사회 속에서 일상적으로 많은 벽에 부딪히게 만든다. 글자를 읽는 속도가 느리다거나, 문서를 빨리 파악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업무 능력을 의심받거나, 문자 하나 쓰는 것도 긴장감 속에 보내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많은 성인들이 자신이 난독증이라는 사실조차 모르고, 단순히 자신이 ‘느리다’, ‘눈치가 없다’고 오해하며 자존감을 잃는다는 데 있다. 이 글에서는 성인 난독증 환자들이 실제로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 다섯 가지를 중심으로, 우리가 좀 더 이해하고 배려해야 할 이유를 정리해본다.

 

난독증 성인이 업무 문서를 읽는 데 걸리는 시간은 곧 스트레스다

사회생활에서 업무 문서를 빠르게 읽고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은 기본 역량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난독증을 가진 성인에게 이 과정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글자의 배열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거나, 줄을 건너뛰며 읽게 되는 일이 반복된다. 이메일을 한 통 읽는 데에도 몇 번이고 다시 읽어야 하고, 정리된 보고서도 내용보다 형식이 먼저 부담이 된다.

특히 회의 중 실시간으로 나누는 문서나 자료를 읽으며 내용을 파악해야 할 때는 더욱 당황하게 된다. 남들은 한 번에 파악하는 내용을 자신은 2배, 3배 시간이 걸려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질문을 주저하게 되고 스스로를 위축시키는 악순환이 생긴다. 성인 난독증은 이렇게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방식으로 업무 환경에서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만든다.

 

난독증 성인이 겪는 의사소통의 부담은 문자에서 시작된다

요즘 대부분의 소통은 문자로 이루어진다. 카카오톡, 이메일, 메신저를 통해 빠르고 정확한 답변을 요구받는 사회에서, 난독증 성인은 매번 문자를 확인하고 답장을 보내는 일 자체가 심리적인 압박으로 작용한다. 단어나 맞춤법 하나 틀리면 오해를 불러일으킬까봐 몇 번씩 다시 읽고 고치지만, 그래도 실수는 생긴다.

난독증이 있는 사람은 문자 작성에서 단어 순서를 바꾸거나, 생각과는 다르게 표현되는 일이 많아 자신감이 떨어진다. 그래서 간단한 업무 연락도 음성으로 하고 싶어하지만, 그런 요구는 오히려 비효율적으로 비춰질 수 있다. 결국 사람들과 문자로 소통하는 일상 그 자체가 피로로 다가오고, 관계를 줄이거나 침묵을 택하는 경우도 생긴다.

 

난독증 성인은 실수를 감추기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쓴다

난독증이 있다는 것을 밝히지 않은 채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실수를 들키지 않기 위해 더욱 완벽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문서를 검토할 때에는 세 번 이상 반복해서 읽고, 회의 전에 미리 내용을 숙지해 놓는 등 누구보다 준비에 시간을 많이 들인다. 그만큼 에너지 소모도 크고, 실수에 대한 두려움도 크다.

하지만 이런 노력은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지나치게 신중하거나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때도 있다. 성인 난독증 환자들은 자신의 실수를 감추기 위해 노력한 부분이 평가받지 못하고, 단지 처리 속도가 느리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기도 한다. 그래서 일에 대한 피로감이 빠르게 쌓이고, 번아웃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성인 난독증 환자의 고충

난독증 성인이 겪는 자기 의심은 사회가 만든다

무엇보다 난독증 성인이 가장 많이 겪는 고충은 자신을 향한 끊임없는 의심이다. 왜 나는 남들보다 느릴까. 왜 항상 실수를 반복할까. 학창 시절부터 시작된 부정적인 평가가 성인이 되어서도 마음속에 남아,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감을 갖기 어렵게 만든다. 특히 공개적인 자리에서 글을 읽어야 하거나, 즉석에서 문서를 작성해야 할 때는 과거의 트라우마가 다시 살아나기도 한다.

이런 상황은 단순히 학습 능력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가 난독증이라는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모두가 똑같은 속도와 방식으로 일하기를 요구하기 때문에 생기는 구조적인 문제다. 난독증은 게으름도, 지능 문제도 아니다. 단지 정보 처리 방식이 다른 것이며, 이를 이해하고 적절한 환경을 제공한다면 충분히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기회조차 제대로 주어지지 않는다면, 난독증 성인은 자신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괴로워하는 삶을 살게 된다.

 

난독증 성인에게는 실수가 아닌 ‘이해’가 필요하다

성인이 된 난독증 환자들은 여전히 글자를 읽고, 쓰고, 말하는 과정에서 많은 부담을 안고 살아간다.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지만, 그들은 업무 하나를 처리하는 데에도 보이지 않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있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에게 실수하지 말라고 강요하기보다는, 그들이 어떤 과정을 겪고 있는지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사회는 다양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다. 난독증은 그중 하나일 뿐이며, 이를 숨기거나 부끄러워해야 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이를 인정하고 함께 조율할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진다면, 난독증 성인도 자신 있게 사회에서 자신의 역할을 해낼 수 있다. 글자를 조금 느리게 읽는다고 해서, 세상을 느끼는 감각까지 느린 것은 아니다. 그들은 다만,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해석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