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독증 한 아이만 도와주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난독증 진단을 받은 아이에게 부모는 자연스럽게 더 많은 관심을 쏟게 된다.
읽기를 힘들어하고 학습에서 자주 좌절하는 자녀에게는 학습치료, 상담, 보조도구, 감정 케어 등 많은 자원이 집중된다.
그러나 가정 안에는 또 다른 아이, 그 형제자매가 존재한다.
문제는 바로 여기서 생긴다.
진단을 받지 않았지만 똑같이 부모의 관심을 원하는 형제자매는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정서적 상처를 받거나, 오해와 거리감을 형성하게 된다.
이 글에서는 난독증 진단을 받은 아동의 형제자매가 겪는 심리적 반응과,
부모가 가정 내에서 형제자매 모두를 건강하게 도울 수 있는 구체적 방법을 안내한다.
난독증 형제자매가 겪는 심리적 반응
- 질투와 소외감
형제자매는 종종 “나는 혼자서도 잘하니까 엄마가 나한테는 신경을 안 써도 되나 봐”라는 생각을 한다.
부모가 한쪽에게만 애정을 주는 듯 보이면 정서적 거리감이 생긴다. - 보호자 역할의 부담
“형(누나)을 도와줘야 해”, “너는 동생보다 똑똑하잖아”라는 말은 형제자매에게 가정 내 작은 어른 역할을 부여할 수 있다.
이는 자기 욕구를 억누르게 만들고, 스트레스와 책임감 과잉으로 이어질 수 있다. - 비교로 인한 혼란
“너는 글을 잘 읽어서 다행이야” 같은 표현은 겉보기엔 칭찬이지만,
자신의 성취가 동생의 실패를 부각시키는 듯 느껴져 오히려 죄책감이나 혼란을 유발할 수 있다. - 역할 바꾸기 혹은 주목받기 행동
관심을 끌기 위해 일부러 문제행동을 하거나, 동생의 문제를 대신 떠안으려는 태도도 나타날 수 있다.
부모가 할 수 있는 난독증 아동 심리적 지원 방법
- 차별이 아닌 ‘필요한 만큼의 도움’이라는 언어 사용
“○○는 아직 글자가 어렵기 때문에 도와주고 있어. 너도 필요한 게 있다면 말해줘.”
이처럼 형제 간 차이가 ‘사랑의 차이’가 아니라 ‘도움의 차이’임을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 - 형제자매와의 1:1 시간을 만든다
단 10분이라도 아이와 단둘이 이야기하거나 산책을 하는 등,
아이에게 “나도 특별한 존재”라는 감각을 줄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 감정 표현을 허용하는 분위기 조성
질투, 짜증, 서운함을 표현하는 것을 나무라기보다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구나”라고 공감으로 반응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 역할 강요를 피한다
“너는 잘하니까 동생 좀 도와줘”보다는
“네가 도와주면 고맙지만, 꼭 도와줘야 할 의무는 없어”라는 말이 훨씬 안정감을 준다.
난독증 아동과 함께 자라는 형제자매 관계를 위한 실천 팁
- 공동 활동을 만들되, 경쟁 요소는 줄인다
함께하는 독서 시간, 게임, 산책 등은 관계 회복에 도움이 된다.
단, ‘누가 더 잘했는지’ 식의 비교 평가나 점수화는 피해야 한다. - 서로의 강점을 존중하는 문화를 만든다
형은 글을 잘 못 읽지만 그림을 잘 그리고,
동생은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하지만 퍼즐을 잘 푼다.
이런 강점을 가족 안에서 서로 소개하거나 칭찬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면
경쟁이 아닌 상호 존중의 문화로 바뀔 수 있다. - 감정 노트를 함께 써보는 것도 좋다
하루 동안 느낀 감정 중 “기뻤던 일”, “속상했던 일” 등을 가족이 함께 공유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형제자매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 - 상담 및 치료 공간에서 형제자매도 참여할 수 있게 한다
난독증 아동이 언어치료나 심리상담을 받을 때,
형제자매도 일정 시점에 참여하거나 형제관계 중심의 가족상담을 요청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난독증 아동 부모가 기억해야 할 핵심 메시지
- 아이마다 필요한 것이 다르다는 사실을 계속 설명해야 한다.
- “넌 괜찮아서”가 아니라, “너도 소중하니까”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해줘야 한다.
- 형제자매는 ‘문제가 없는 아이’가 아니라, ‘지원이 필요한 또 하나의 아이’일 수 있다.
가정은 ‘치료실’이 아니라 ‘관계의 공간’이다.
한 아이만을 위한 치료나 개입이 오히려 다른 아이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난독증 아동과 가족은 함께 회복해야 한다
난독증 진단은 한 아이만의 사건이 아니다.
그 아이를 둘러싼 형제, 부모, 가정 모두가 함께 겪는 변화이며,
함께 회복해야 할 주체이기도 하다.
형제자매는 가장 오래 함께할 친구이자,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또 하나의 성장 파트너다.
그 관계가 손상되지 않도록 돕는 것은,
결국 가족 전체의 정서적 면역력을 지켜주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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