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독증 글을 못 읽는 대신 그림을 잘 그리는 아이?
“글을 잘 못 읽는데 그림은 놀랍도록 잘 그려요.”
“책은 읽지 않으려 하면서도, 상상해서 그리는 건 몇 시간씩 해요.”
이런 말을 하는 부모들이 종종 있다.
아이에게 난독증 진단이 내려진 뒤, 언어 기반 학습은 어려운데 시각적인 활동에는 몰입하고 뛰어난 결과를 보여주는 경우다.
실제로 난독증이 있는 아이들 중 일부는 그림, 도형, 색상, 공간 구성 등 시각 영역에서 두드러진 강점을 보이기도 한다.
이 글에서는 난독증 아동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시각적 사고의 특성,
그리고 그림을 잘 그리는 재능이 단순한 취미를 넘어 창의적 표현과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알아본다.
난독증과 시각 인지 – 다르게 발달하는 뇌의 구조
난독증은 좌뇌의 언어 처리 기능이 비정형적으로 작동하는 신경학적 특성이지만,
그와 동시에 우뇌의 시각적 정보 처리 능력이 상대적으로 발달하는 경우도 많다.
난독증 아동은 다음과 같은 시각적 특성을 자주 보인다:
- 글자 대신 형태나 패턴에 민감함
- 공간 구조를 빠르게 이해하고 구성력이 높음
- 이야기 전체보다 이미지 한 장면에 몰입함
- 언어보다 그림으로 자기 감정을 표현하려는 경향
이런 특성은 읽기나 쓰기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그림, 디자인, 공예, 영상 표현 등에서는 강점이 될 수 있다.
다만 모든 난독 아동이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은 아니며, 그림 실력이 아니라 시각 사고의 성향이 중요한 기준이다.
시각적 표현은 난독증 아동의 또 다른 언어다
난독증 아동에게 그림은 읽을 수 없는 텍스트 대신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또 하나의 언어다.
글로는 어렵게 설명할 내용을 그림 한 장으로 훨씬 명확하게 표현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 책을 읽고 줄거리를 말로 정리하진 못하지만, 장면을 그림으로 그려낸다
- 과학 개념을 말로 설명하긴 어려워도, 과정을 도식화하거나 만화로 표현한다
- 일기를 쓰는 대신 그림일기를 자발적으로 쓰는 경향이 있다
이처럼 시각적 표현은 학습 도구로도 활용 가능하다.
국어 수업에서 그림 줄거리 만들기, 사회 시간에 지도 그리기, 과학 시간에 실험 과정 만화 그리기 등
다른 학생과 동등한 이해와 표현의 기회를 줄 수 있는 전략이 될 수 있다.
또한 시각예술은 정서적 안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자신이 잘하는 활동에서 칭찬을 받으면,
읽기에서의 좌절감을 어느 정도 상쇄하고 학습 전반에 대한 자신감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부모와 교사가 난독증 아동을 위해 기억해야 할 한 가지
난독증 아동의 시각적 재능은 ‘부수적’ 능력이 아니라,
아이의 정체성 안에서 가장 강력한 표현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다음의 세 가지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 그림은 언어와 동등한 학습 도구다
그림으로 과제를 표현했다고 해서 대충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학습한 것이다. - 그림을 잘 그리는 재능은 미래 진로로 확장될 수 있다
디자인, 영상, UX, 애니메이션, 공간 설계 등
언어보다는 이미지 기반 사고가 강점인 분야가 많다. - 그림을 통한 학습 접근은 꾸준히 병행돼야 한다
읽기 치료만을 강조하기보다
시각 표현 기반의 수업 전략도 함께 설계되어야 한다.
난독증은 읽기를 어렵게 만들 수는 있어도,
이해하거나 표현하는 능력을 없애는 특성은 아니다.
그리고 그 표현의 방식이 그림이라면,
그것은 충분히 존중받아야 할 아이만의 언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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