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난독증 아동에게 해가 될까, 아니면 새로운 기회일까?
“우리 아이는 책은 싫어하는데, 게임은 몇 시간이고 해요.”
이 말은 난독증을 가진 아동의 부모들 사이에서 자주 들리는 말이다.
글자를 보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아프다던 아이가
게임 안에서는 대사를 따라 읽고, 미션을 분석하며 높은 집중력을 보이는 모습은 종종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실제로 최근 교육계에서는 게임이 단순한 오락을 넘어,
특정 학습 능력을 향상시키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난독증 아동의 경우, 게임을 통해 읽기에 대한 두려움을 낮추고, 언어 처리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등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게임은 실제로 난독증 아동에게 도움이 되는 도구일까, 아니면 단순한 관심 분산일까?
이 글에서는 교육용 게임이 난독증 아동에게 어떤 방식으로 작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효과를 실제 사례와 함께 분석해본다.
게임이 주는 몰입감, 난독증 아이에게 두려움을 넘게 하다
난독증 아동은 반복적인 읽기 훈련을 지루하게 느끼거나,
작은 실수에도 쉽게 위축되는 특성이 있다.
반면, 게임은 즉각적인 피드백과 명확한 목표 구조, 그리고 성취감을 제공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스스로 반복하고 몰입하는 데 효과적인 환경을 만들어준다.
예를 들어, 단어를 조합해 괴물을 물리치는 게임이나,
짧은 문장을 읽고 선택지를 고르는 퀘스트 기반 게임은
아이에게 무의식적으로 반복적인 읽기 훈련을 시도하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글자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성공 경험을 통해 “나는 읽을 수 있다”는 자기 확신을 길러주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텍스트가 많지 않고, 시각적 단서와 함께 제공되는 게임은
난독증 아동에게 부담을 덜 주면서도 언어의 기능적 사용 능력을 자연스럽게 훈련시키는 효과를 가진다.
난독증 아동의 인지 기능 강화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도구
난독증은 단순히 읽기 문제에 그치지 않고,
작업 기억력, 처리 속도, 주의력 등 여러 인지 영역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러한 인지 기능은 읽기 능력과 직결되기 때문에,
읽기를 가르치기 전에 기초적인 뇌 기능을 먼저 강화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 특정 게임은 작업 기억력을 향상시키거나,
시각-청각 통합 처리를 연습시키는 데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화면에 뜨는 숫자나 단어를 일정 순서로 기억했다가 맞추는 게임,
소리를 듣고 해당 글자를 선택하는 게임 등은
난독 아동의 인지적 기초를 다지기에 적합하다.
실제로 유럽과 미국에서는 난독증 개선을 위한 디지털 훈련 게임이
교육 연구기관과 협업해 개발되고 있으며,
그 중 일부는 임상적 효과까지 인정받아 학교 수업과 치료 과정에 도입되고 있다.
단점과 주의점 – 모든 게임이 난독증 아이에게 교육적이지는 않다
그러나 모든 게임이 난독증 아동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단순히 빠른 반응 속도나 경쟁만을 강조하는 게임은 오히려 아이를 과도한 자극에 노출시키며,
읽기와 무관한 영역에만 몰입하게 만들 수 있다.
또한 게임 자체가 학습 도구가 되기 위해서는
‘학습 목표에 맞게 설계된 구조’가 필요하며,
아이의 난이도와 맞는 단계적 구성, 적절한 피드백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읽기 대신 게임에만 집중하게 되어
학습 회피의 수단이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따라서 부모와 교사는 단순히 게임을 허용하기보다,
교육 목적이 뚜렷한 게임을 선별하고, 사용 시간을 적절히 제한하며,
게임 안에서 익힌 내용을 일상 학습으로 연결해주는 중재 전략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게임에서 배운 단어를 따로 정리하거나,
게임 안의 대사를 직접 읽어보도록 유도하는 식의 사후 활동은
게임 학습의 효과를 배가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잘 설계된 게임은 난독증 아동에게 또 하나의 교과서가 된다
게임은 난독증 아동에게 글자에 대한 두려움을 낮추고,
읽기 능력을 훈련할 수 있는 색다른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효과는 단지 ‘게임이기 때문’이 아니라,
게임이 잘 설계되었고, 아이의 학습 수준에 맞춰졌으며,
성인의 적절한 중재와 피드백이 함께할 때 비로소 나타난다.
오늘날 교육의 흐름은 디지털을 거스를 수 없다.
중요한 것은 기술을 무조건적으로 허용하거나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활용하느냐이다.
난독증 아동에게도 게임은 오락이 아닌, 읽기를 위한 다리가 될 수 있다.
그 다리를 어떻게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건너게 할지는
우리 어른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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