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독증

난독증 진단을 받기까지의 과정 – 실제 인터뷰 사례 포함

caidea0503 2025. 7. 3. 16:30

난독증은 “노력 부족이 아니라는 걸 알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어요.”

 아이의 받아쓰기 실수가 반복될 때, 부모는 처음엔 단순한 부주의나 집중력 부족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개선되지 않고, 아이 스스로도 좌절감을 보일 때 부모는 점점 불안해진다.
“혹시 내 아이에게 문제가 있는 걸까?”
하지만 난독증이라는 개념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하거나, 확신을 갖기 어려운 주제다. 정확히 어디서 진단을 받아야 하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글에서는 한 어머니의 실제 인터뷰 사례를 통해 난독증 진단까지의 현실적인 경로와 심리적 과정을 공유하고, 진단을 고민하는 가족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난독증 [사례] “처음엔 그냥 느린 아이인 줄만 알았어요.”

인터뷰이: 박선희(가명), 초등 2학년 자녀를 둔 부모

박 씨는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한 뒤부터 이상한 점을 느끼기 시작했다.
“한글은 유치원 때부터 조금씩 읽었어요. 이름도 쓰고 간단한 문장도 외웠고요. 그런데 학교에 가니까, 받아쓰기를 계속 틀리는 거예요. 하루 5개 단어를 연습했는데 시험에선 1~2개밖에 맞추질 못했죠.”

처음엔 성격이 급해서 실수한다고 생각했다.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손으로 쓰는 걸 싫어하는 아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틀리는 단어가 계속 반복됐고, 글자를 거꾸로 읽거나, 줄을 건너뛰는 경우도 자주 보였다.

“책을 읽어보라고 하면 중간에 멈추고, ‘몰라, 안 해’ 하고는 던져버리기 일쑤였어요. 화도 내고 울기도 하고요. 그때서야 단순히 게으르거나 하기 싫은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난독증 진단을 결심하게 된 계기와 병원 방문

박 씨는 주변 엄마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한 친구의 조언을 듣고 지역 대학병원 소아정신과에 문의했다.
“처음 전화를 걸었을 때는 솔직히 무섭기도 했어요. 병원에 간다고 하면 아이가 상처받을까 봐 걱정이 됐죠. 그런데 접수하시는 분이 '읽기장애는 지능이 낮은 게 아니라, 뇌의 정보 처리 방식 차이'라고 설명해주시더라고요.”

검사 과정은 약 2~3주에 걸쳐 진행되었다.

  1. K-WISC 지능검사
  2. 음운 인식 검사 및 시지각 검사
  3. 읽기 속도와 정확도 평가
  4. 부모 인터뷰 및 발달력 조사

검사 결과, 아이는 전반적인 지능은 평균 이상이었으나, 음운 처리 속도와 단어 해독 정확도가 또래보다 현저히 낮았다. 의료진은 ‘특정 학습장애(읽기장애)’ 즉, 난독증 진단을 내렸다.

“진단을 받고 나니까,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졌어요. 이제라도 문제를 정확히 알았다는 안도감? 아이 탓을 그만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난독증 진단 이후 변화와 지원 받는 방법

박 씨는 진단서를 바탕으로 학교 특수교육지원센터에 신청을 넣었고,
현재 아이는 주 2회 언어치료 및 읽기 교정 수업을 병행하고 있다.

  • 수업 내용은 소리와 글자 연결 훈련(파닉스),
  • 낱말 분석,
  • 문장 끊어 읽기 등 아이 눈높이에 맞춘 활동이 주를 이룬다.

또한 담임교사에게 결과를 공유하고,

  • 시험 시간 연장,
  • 낭독 면제,
  • 읽기 보조자료 제공
    등의 학교 내 맞춤형 지원도 이뤄지고 있다.

“아이도 달라졌어요. 이전엔 책만 보면 도망갔는데, 이제는 오디오북으로 듣고 나서 책을 같이 읽으려 해요. 받아쓰기 점수가 올랐다는 것보다, 아이가 자기 자신을 덜 미워하게 됐다는 게 가장 커요.”

난독증 진단 사례와 인터뷰

난독증 진단을 고민 중인 부모에게 하고 싶은 말

박 씨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진단을 받는 게 두려울 수 있어요. 혹시 아이가 낙인찍히는 건 아닐까, 친구들한테 놀림받지 않을까 걱정도 많죠. 하지만 아무것도 안 하고 시간을 보내면 아이는 계속 상처만 받아요.”

그는 모든 부모가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지만, 문제를 외면하지 않는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진단은 결코 끝이 아니라 시작이에요. 내가 이 아이의 특성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양육이 훨씬 덜 힘들어져요.”

 

난독증 진단은 아이를 낙인찍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는 첫걸음이다

 난독증은 눈에 보이지 않기에 쉽게 오해된다. 하지만 그 오해가 오래 갈수록, 아이는 자신을 잘못된 방식으로 인식하게 된다.
진단은 아이를 구별하기 위한 절차가 아니라, 아이에게 맞는 지원을 제공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한 부모의 용기 있는 선택이, 아이에게는 세상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읽지 못하는 아이가 아니라, 이해받지 못한 아이였음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