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독증

특수교육 대상은 아닌데 학습이 힘든 난독증 아이들

caidea0503 2025. 7. 19. 20:26

난독증 지원받지 못하는 ‘중간 아이들’에 대한 고민

학교 현장에는 특수교육이 필요한 아동과 일반적인 학습을 무리 없이 따라가는 아동 외에, 그 사이 어딘가에 위치한 학생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지적 수준이 평균 이상이지만 읽기, 쓰기, 받아쓰기 등에서 반복적인 어려움을 겪고,
교실 수업을 온전히 따라가지 못하며, 점점 학습에 대한 자신감과 흥미를 잃어간다.
문제는 이들이 명확한 특수교육 대상자는 아니라는 점이다.
IQ는 정상이므로 ‘장애’로 분류되진 않고, 외형상 또래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이기 때문에 많은 경우 교사도 진지하게 인식하지 못한다.

그 결과, 이 아이들은 학습 속도에서 뒤처지면서도 어느 쪽에서도 제대로 지원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이 글에서는 특히 그 중에서도 난독증 학생들이 교육제도 내에서 어떻게 소외되고 있으며,
이들을 위해 어떤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지를 현실적인 시선으로 짚어본다.

특수교육 대상이 아닌 난독증 아이들

난독증 학생은 왜 ‘보이지 않는 학습장애’의 대표인가?

난독증은 전체 인구의 약 5~10%가 겪는 비교적 흔한 학습장애지만, 여전히 국내에서는 정확히 진단받고 구조적인 지원을 받는 비율은 매우 낮은 편이다.
그 이유는 이들이 전통적인 특수교육 진단 기준에는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즉, 난독증 학생들은 지능검사상 ‘정상’이거나 오히려 높은 점수를 받기도 하며, 말하기나 사회성에서도 큰 문제가 없어 외견상 일반 학생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읽기 능력, 특히 음운 처리와 시지각 기반의 해독 능력이 현저히 낮아 정규 수업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교사들은 학생의 ‘의욕 부족’이나 ‘주의력 결핍’으로 오해하고, 부모는 아이의 성향이나 게으름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교사가 아이의 문제를 인지하고 특수교육 대상자로 의뢰하려 해도,
현행 제도는 IQ나 전반적인 학습 능력이 기준 이하로 나오지 않는 한 진입 자체를 어렵게 만들어놓았다.

결국 난독증 학생은 정규 교육과 특수교육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개별화된 수업과 지원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그룹이 되어버린다.
이 상황이 반복되면, 아이는 자신이 왜 힘든지를 설명할 수 없고, 주변에서도 이해받지 못한 채 스스로를 ‘못하는 아이’로 규정짓게 된다.

 

제도와 교실이 ‘평균’이 아닌 난독증이 ‘다름’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난독증을 비롯한 경계선 학습장애는 단지 의료나 심리 문제의 차원이 아니라, 교육 시스템 내에서 공백을 메워야 할 분명한 정책 영역이다.
특수교육이 아닌 일반 학급에 배치된 난독증 학생들이 교실에서 제대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학교 현장 차원의 자율적 배려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제도적으로도 이들을 위한 중간 단계의 개별화 학습 지원체계가 마련되어야 하며,
국가 수준의 학습장애 대응 체계 안에 난독증에 대한 별도 진단과 지원 항목이 신설되어야 한다.

또한 교사 연수에서도 지적장애나 발달장애 중심의 특수교육 이해에서 벗어나,
읽기 장애, 쓰기 장애, 계산 장애 등 학습 특정 영역에 대한 실천적 지식이 포함되어야 하며,
교사가 실제 수업 설계 시 난독증 아동을 고려한 시각 자료, 청각 피드백, 발표 대체 과제 등을 구성할 수 있도록 하는 연수와 자원 제공이 병행돼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아이들이 ‘노력하지 않는다’거나 ‘집중력이 부족하다’는 평가 대신,
그들이 가진 고유한 학습 방식과 정보처리 속도를 이해하고 지원하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이다.
그 공감이 있어야 제도는 움직이고, 제도가 바뀌어야 교실이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