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독증

난독증과 ADHD의 차이점과 공존 사례 분석

caidea0503 2025. 6. 29. 10:06

난독증 집중력 문제일까, 읽기 장애일까?

 아이들이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숙제를 자주 잊고, 글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경우 많은 부모들은 '이 아이는 그냥 산만한 건가?', '공부를 하기 싫어하는 건 아닐까?'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 같은 증상 뒤에는 뇌의 발달과 기능에 관련된 근본적인 문제들이 숨어 있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많이 혼동되는 두 가지 증상이 바로 난독증(Dyslexia)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다. 이 두 질환은 서로 다른 원인과 양상을 갖고 있지만, 표면적으로 보이는 증상이 유사하기 때문에 진단이 어렵고, 부모와 교사가 정확하게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많은 아이들이 두 가지 특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으며, 이때는 ‘공존증’(Comorbidity)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난독증과 ADHD가 공존하면 학습뿐 아니라 사회적 기능, 감정 조절, 자아 형성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두 장애의 본질적인 차이를 분명히 하고, 실제로 공존하는 사례에서 어떤 어려움이 나타나는지, 그리고 그에 따른 대응 전략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분석해보고자 한다.

 

난독증과 ADHD의 핵심적인 차이점

 난독증은 ‘읽기’를 중심으로 발생하는 특정 학습장애다. 뇌에서 문자와 소리를 연결하는 정보 처리 경로가 비효율적이거나 비정상적으로 작동하여 글자를 인식하고 해석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반면, ADHD는 뇌의 행동 조절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주의 집중, 충동 조절, 과잉행동 등에 영향을 주는 신경발달장애다.
두 장애는 기능적으로 서로 다른 뇌 부위에 영향을 준다. 난독증은 주로 좌측 측두엽, 후두엽, 각회(angular gyrus) 등 언어 처리와 관련된 부위에서 뇌 활성 저하가 관찰된다. ADHD는 전두엽의 실행기능(executive function) 영역, 즉 계획, 주의력 조절, 단기 기억에 관여하는 영역에서 기능 저하가 두드러진다.
증상의 형태에서도 명확한 차이가 있다. 난독증 아동은 글자를 뒤집어 읽거나 단어를 잘못 읽는 오류를 반복하고, 철자 쓰기와 음운 인식에서 어려움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ADHD 아동은 책상에 앉아 있는 것 자체가 힘들고, 지속적인 집중이 어렵거나 충동적인 행동이 잦다. 그러나 문제는 두 장애가 함께 나타날 경우, 어느 한 쪽의 증상만 강하게 드러나고 다른 쪽은 가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읽기 어려움이 ADHD의 집중력 부족으로 잘못 판단될 수 있고, 반대로 산만함이 난독증의 좌절로 인해 나타난 부수적 행동일 수 있다.

난독증과 ADHD의 차이점과 공존 사례를 분석해 보자

 

난독증과 ADHD 두 장애의 공존률과 실제 사례 분석

 연구에 따르면, 난독증 아동 중 약 30~40%는 ADHD 증상도 함께 가지고 있다고 보고된다. 반대로 ADHD 아동 중에서도 약 20~30%가 난독증 성향을 함께 보인다. 두 장애는 단순한 동시발생이 아니라, 서로의 증상을 강화하고 복합적으로 작용해 아이의 학습 능력과 사회 기능에 더욱 큰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진행된 난독증-ADHD 동시진단 사례를 보면, B군(남, 9세)은 책을 읽을 때 집중이 짧고, 문장을 반복해 읽으며, 과제를 거의 제출하지 못했다. 교사는 단순 ADHD로 판단했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철자 오류, 읽기 속도 저하, 단어 순서 혼동 등의 난독증 증상도 함께 있었다.
이처럼 공존증은 한 가지 치료 방법만으로는 개선이 어렵다. ADHD는 보통 행동 치료와 약물 치료(예: 메틸페니데이트)를 중심으로 접근하는 반면, 난독증은 언어 치료, 읽기 훈련, 음운 인식 훈련이 중심이다. 공존증이 있는 아동에게 ADHD 약물만 처방하면 읽기 능력은 개선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부모와 교사가 두 장애를 동시에 고려하지 않으면, 아이는 반복적인 실패 경험을 겪고, 자존감 저하와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므로 두 장애의 연관성을 이해하고, 정확한 평가 도구를 통해 진단을 받는 것이 치료의 첫걸음이다.

 

난독증과 ADHD 공존 장애 아동을 위한 다각적 교육 및 지원 전략

 난독증과 ADHD가 공존하는 아동은 읽기 능력과 주의력이라는 두 축이 동시에 약화되어 있기 때문에 교육적 접근도 그만큼 정교해야 한다. 먼저 교사는 한 번에 많은 정보를 전달하기보다, 단계별 학습 목표와 짧은 수업 단위를 설정해야 한다. 시각 자료와 색상 구분, 키워드 중심의 요약 노트를 제공하면 읽기 집중도를 높일 수 있다.
ADHD 성향이 있는 아동은 책상에 오래 앉아 있지 못하므로, 자주 휴식을 주고 활동 중심의 수업을 포함하는 것이 좋다. 동시에 난독증 치료에는 음운인식 훈련, 리듬 읽기, 소리-문자 매칭 게임과 같은 반복 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런 활동은 단조롭기 쉬우므로 게임이나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융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가정에서도 지속적인 격려와 실패 경험에 대한 정서적 지지가 중요하다. 특히 부모는 아이의 잘못을 ‘게으름’이나 ‘의도적인 무시’로 해석하지 않아야 한다. 공존증 아동은 스스로도 자신의 부족함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반복적인 질책은 오히려 더 큰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가정-학교-치료기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개별화된 학습 계획을 세우는 것이 장기적인 학습 성공의 핵심 전략이다.

 

난독증 관련 두 가지 ‘다름’을 동시에 인정하는 사회가 필요하다

 난독증과 ADHD는 각각 다른 기전을 가진 신경학적 특성이지만, 그 둘이 동시에 나타날 때의 복잡성과 어려움은 상상을 초월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 가지 특성만을 인식하고, 나머지 하나를 간과하거나 오해한다는 데 있다.
아이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표면적인 행동이 아닌, 뇌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시선이 필요하다. ADHD는 조절의 문제이고, 난독증은 해석의 문제다. 이 둘을 혼동하지 않고, 동시에 고려할 수 있는 교육 체계와 진단 시스템, 그리고 부모와 교사의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
두 장애가 공존하더라도 아이는 충분히 성장할 수 있고, 자기 방식대로 성공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단순한 치료가 아니라, 차이를 존중하는 자세와 지속적인 지원 시스템이다. 난독증과 ADHD는 ‘문제’가 아니라 ‘특성’이다. 우리는 이제 그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들이 자신의 방식으로 배울 수 있도록 돕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