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독증

난독증 학생을 위한 맞춤형 시험 전략

caidea0503 2025. 7. 21. 03:50

시험은 학습을 평가하는 도구가 아니라, 난독증 아이를 포기하게 만드는 장벽이 되곤 한다

학습의 결과를 점검하고 확인하기 위한 평가, 즉 시험은 일반적으로 ‘공정한 기준’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난독증 학생에게 시험은 단순한 평가의 기회가 아닌, 두려움과 좌절을 반복하게 만드는 구조적인 장벽이 되기도 한다.
지문을 읽고 문제를 푸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너무 길거나,
글자를 해독하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모두 소진해 정답을 떠올릴 겨를도 없고,
무엇보다도 '나는 늘 못한다'는 자기 인식이 시험 때마다 더 강해지면서 학습 자체에 대한 동기도 떨어진다.

그렇다면 시험이라는 환경은 바꿀 수 없는 것일까?
이 글에서는 난독증 학생을 위한 현실적인 시험 전략을 제안하고,
학습한 내용을 제대로 드러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평가 방법의 조정
학습자 스스로의 시험 준비법을 함께 안내한다.

 

왜 난독증 학생은 시험에서 능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가?

난독증은 문자 해독과 음운 인식, 시지각 처리 등에 영향을 주는 학습장애로,
읽기와 쓰기와 관련된 모든 과제에서 불이익을 경험하게 만든다.
문제는 대부분의 시험이 텍스트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질문을 읽고 이해하고, 선택지를 비교하여 답을 고르기까지의 전 과정이 난독증 학생에게는 이중, 삼중의 부담으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사회 과목의 객관식 문제라 하더라도
문제 속 지문이 길고 문장이 복잡하다면,
사실상 그 문제는 '지식을 묻는 시험'이 아니라 '읽기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 되어버린다.
이런 평가 구조에서는 학습한 개념이나 논리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읽는 데만 시간이 지나거나 실수로 질문을 오해해 틀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결국 난독증 학생은 학습한 실력을 온전히 보여줄 기회를 잃게 되고,
이는 반복적인 실패 경험으로 이어져 시험 자체를 회피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는다.

 

난독증 아이 시험 준비와 평가 방식, 무엇을 조정해야 할까?

1. 지문 요약과 키워드 중심의 사전 훈련
시험 문제의 지문은 종종 너무 길고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다.
이를 대비해 평소 학습할 때부터 핵심 키워드를 추출하고 요약하는 연습을 병행해야 한다.
교사는 문제의 주요 문장을 간단한 표현으로 바꾸어 제시해주거나,
아이 스스로 요약하게 하면서 지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2. 시간 제약 완화와 개별 시간 조정 요청
난독증 학생은 일반 학생보다 문제를 읽고 이해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가능한 경우 시간을 1.2~1.5배까지 조정하는 시험 지원 방안을 요청하거나,
학교 내 특별 배려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실제로 많은 국가에서는 학습장애 학생에게 '시간 연장'을 기본 권리로 보장하고 있다.

 

3. 객관식 선호, 하지만 시각 구성이 명확해야 한다
난독증 아동은 긴 서술형보다는 객관식 문제에 더 유리하지만,
선택지 자체가 너무 길거나 형태가 비슷할 경우 오히려 더 헷갈릴 수 있다.
따라서 선택지 간 시각적 구분이 분명하게 디자인된 시험지가 도움이 된다.
가능하다면 한 페이지에 문제 수를 줄이고, 줄 간격을 넓히는 형태 조정도 고려할 수 있다.

 

4. 말로 설명하는 구술 평가 활용
아이의 이해력을 진정으로 평가하고자 한다면,
글로 답을 쓰는 대신 구술 평가그림, 도식으로 설명하는 방식도 대안이 될 수 있다.
학습자는 자신이 알고 있는 개념을 말로 설명하면서 오히려 더 명확하게 드러낼 수 있으며,
이는 자신감 형성에도 큰 도움이 된다.

 

5. 평가 후 복습 방식도 수정해야 한다
시험이 끝난 후, 틀린 문제를 단순히 다시 풀게 하는 방식보다는
왜 틀렸는지를 말로 표현하게 하고,
그 질문을 어떻게 이해했는지를 되짚어보는 과정이 중요하다.
이는 문제해결력뿐 아니라 오독(잘못 읽기)을 스스로 인식하게 하는 훈련이 된다.

난독증 아이 시험 전략

시험은 난독증 아이의 능력을 보여주는 장이 되어야 한다

시험은 교육의 끝이 아니라,
아이의 배움이 어느 정도 도달했는지를 점검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아이가 반복적으로 실패를 경험하고,
자신의 학습능력을 과소평가하게 된다면
그 시험은 교육의 목적을 거스르게 되는 것이다.

난독증 학생은 읽기와 쓰기에서 어려움을 겪지만,
이해력, 상상력, 논리력 등 다양한 인지적 강점을 지니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 강점을 살릴 수 있도록 시험의 방식과 구조를 조정하고,
학습자가 실질적인 이해를 보여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공정한 교육이다.

부모와 교사, 학교가 함께 시험을 재설계한다면
아이에게는 더 이상 시험이 공포가 아닌,
성장과 성취의 기회가 될 수 있다.